피해자 전극보호용 방습절연제, 세정제 등 생산일하다 백혈병
작업복 세탁해도 얼룩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독성 심했다 주장
[화학신문 최인배 기자] 전북 완주 한솔케미칼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에게 백혈병이 발생했다.
한솔 그룹은 범 삼성가의 일원으로, 한솔케미칼에서 생산된 전극보호제, 세정제 등 제품은 삼성전자로 대량 납품되고 있다.
한솔케미칼에서 생산된 제품을 다룬 삼성전자 LCD 사업부의 노동자도 뇌종양, 다발성경화증 등 희귀병이 집단 발병한 바 있다. 삼성의 하청, 납품 업체로 위험이 외주화되면서, 삼성과 관련된 곳에서 노동자들의 산재가 연발하고 있다.
한솔케미컬 피해 노동자는 4월 28일 산재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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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민단체 반올림은 근로복지공단이 조속히 산재를 인정하고, 전자산업에 만연한 직업병을 예방하도록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반도체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밝힌 한솔케미칼 피해 노동자 경과는 이렇다.
피해자 이 모 노동자 2012년 1월 한솔케미칼 완주공장 입사했다.
한솔케미칼에서 생산된 제품도 삼성에 독점적으로 납품, 그러나 2014년 무렵부터 제품 생산 급격히 증가했다.
화학물질을 다루는 월 잔업 100시간 초과하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화성, 시안 공장 증설했고, 이에 따라 한솔케미칼 주가도 덩달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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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케미칼에 생산하는 방습절연제에 대해 회사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고 있다. 출처 한솔케미칼 |
피해자는 전극보호용 방습절연제, 세정제 등 생산 담당했다. 방습절연제, 세정제는 LCD 생산 등에 쓰이는 재료다. 문제는 빛을 보면 경화되는 제품 특성 상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했다.
해당 피해 노동자 설명에 따르면 환풍기 가동해도 역한 냄새 심했고. 사용된 원료의 자극성 강했다고 폭로했다.
공정은 각종 원료 용액, 파우더를 혼합기에 넣는 작업이었다. 작업 중 액체 원료가 피부, 눈에 튀는 등의 사고 빈번했다. 용액이 튄 작업복은 세탁해도 얼룩이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독성이 심했다고 한다. 특히 파우더 원료를 기계에 투입하면 가루가 날린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사용한 원료 물질은 정확하게 파악돼 있지는 않으나, 2HEA, HDI, DOA, IDA, PETA 등 각종 화학물질 혼합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결국 우려했던 피해자에게 악몽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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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상반기부터 감기 증상으로 병원 자주 찾다. 2015년 10월 31일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수치 이상 판정됐다. 병원 검사 결과 회사에 전달했지만, 회사의 작업지시로 다시 출근해 밤샘 근무를 했다.
같은 해 11월 1일 전주예수병원에서 백혈병 판정, 11월 2일 강남성모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는 현재 항암치료 및 투병 중. 골수이식 수술 앞두고 있다고 전해졌다.
반올림측은 "우리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에게 더 이상 고통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반올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더불어이웃, 민족문제연구소전북지부, 민주노총전북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전북지부, 민중연합당전북도당, 사회변혁당전북도당, 생명평화기독행동,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6.15전북본부, 전국농민회전북도연맹, 전북교육연대, 전북노동복지센터, 전북녹색연합, 전북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전북예수살기,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주비정규노동네트워크, 정의당전북도당, 진보광장,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20여개 단체가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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