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중고폰 한달 10만대 쏟아져, 회수 정책 민관협력 점검필요
개인 정보 든 폰 국내외 활개, 해외 북한 등 80% 수출 효자노릇(?)
[화학신문 김영민 기자] 국내 중고폰 회수시장에 해외로 빼앗기고 있다.
한해 동안 국내에서만 잘 쓰던 스마트폰이 버려지거나, 임의적으로 훼손에 버리는 양은 무려 3만여개가 넘는다. 또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족해 집에 방치하거나 아예 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 양은 수만대에 이르고 있다.
국내에서 연간 2000만대 휴대폰이 판매되고 겨우 300만대 정도만 회수된다. 이 가운데 1000만대 이상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취재 결과 정부의 집계와 달리, 더 많은 중고폰들이 국내에서 소진되지 않고 해외로 팔려나가고 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업계는 중고폰 거래 해외 시장규모는 한해 500억원 규모에서 7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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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폐휴대폰 회수율 © 화학신문 |
이런 가운데 최근 최봉홍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최근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국회 환노위 법안소위를 통과시켰다.
이 법안의 핵심은 중고 휴대폰 수출을 엄격하게 관리 차원에서다. 그동안 중고폰이 해외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의 '짝퉁 휴대폰'으로 변질돼왔다. 해외 소비자들에게 국내 휴대폰 기술력 우수성과 인식 변화 및 브랜드 이미지 추락을 막기 위해서다. 이번 법안이 시행되면 3가지 경제적 효과로 ▲국내 중고폰 부품 재활용 활성화로 폰 가격 인하 효과 ▲국내 재활용 높여 자원회수 극대화 ▲중고폰 거래 업계 정착과 소비자 인식 전환 기대를 꼽고 있다.
개정안을 보면, 모든 중고폰 사업자(수출업자 포함)는 정해진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환경부장관에게 등록해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을 갖춘 중고폰 사업자는 정해진 기관에서 성능검사를 받아야 한다. 중고폰 수출을 위해서는 성능검사를 받은 후 제조사 로고를 제거하고 중고폰임을 알리는 표지를 부착해야 한다.
앞서 환경부는 자원순환법에 의거 전기·전자제품의 인구 1인당 2015년 재활용목표량 결정고시를 했다. 전체 27개 품목으로 인구 1인당 4.50 kg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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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학신문 |
만약 삼성전자 휴대폰을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을 통해 일년 기준 출고량이 1000kg을 달했다면 재활용의무량은 282kg을 하도록 돼 있다. 이 양만큼 부담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반대다. 정부는 삼성전자측에 생산자의무 환경부담금만 부과할 뿐, 실질적으로 국내에서 재활용률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중고폰 거래시장과 전혀 맞지 않는 계산법이다. 자원확보 차원의 폐휴대폰이 이미 해외로 빠져나가 회수는 어렵기 때문.
휴대폰의 두 얼굴은 명확하게 존재하고 있다. 휴대폰 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단연 중고폰 회수시장이다. 국내는 물론 중국, 대만, 홍콩, 동남아, 러시아는 물론 중남미까지 국내에서 수출된(?) 중고폰 판매가 점차적으로 늘고 있다. 아까운 자원확보에 빨간불이다. 그만큼 회수율이나 재활용률이 떨어지고 있다.
이유는 중고폰 취급 법인회사, 도시광산 목적으로 금속류 회수기술을 가진 업체들에 대한 정책이 미흡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장감 있는 중고폰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제도 장치가 아직 멀다. 국내 소비자들은 중고폰 팔 경우 검색포털을 통해, 가격을 알아보고 되파는데, 직간접적으로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비자들의 습성을 고려하지 않는 '게으름'을 깰 정책 뒷받침이 미흡하다. 현재까지 인터넷상에서 버젓이 미등록사업자들이 가격 후려치기식의 인식과 AS미흡 탓으로 엉뚱하게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중고 스마트폰은 '비(B)폰'이라고 부른다. 이런 중고폰만 전문으로 밀반출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용산 전자상가 등 국내 대도시 중고폰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업체도 매년 늘고 있지만 수요는 그리 많지 않다. 중고폰도 마치 주식시세표처럼 하루 단위로 '단가표'를 정해지고 거래된다. 아직까지 중고폰에 대한 특별한 법적 규제가 없다. 이런 규모는 지연스럽게 '지하경제'로 스며들어 누구도 세금을 내지 않고, 법과 규제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팔리고 있다.
중고폰 전문 해외 수출만 전담하는 중고폰 딜러 일명 '나카마'들이 전국적으로 100여 명이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조직화돼 이동통신사와 전혀 상관없이 해외 등지로 되파는 수익을 챙기고 있다. 겉보기에는 합법적으로 보이지만 한 해 동안 컨테이너선박을 통해 많게는 3만여개, 적을 때는 2만여 개를 수출한다. 관련 업계 대표는 "전체 중고폰 거래중 수출이 차지 하는 비율이 80%에 달한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한 포털 사이트 카페 운영자와 인터뷰에서 B폰이 하루에도 수십여건 거래된다면 입금만 되면 무자료로 폰을 보내준다고 한다. 그의 연간 수입은 일반 회사 중견임원 연봉과 맞먹는다고 자랑했다.
이 카페 운영자는 "음성적인 목적으로 중고폰을 매입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이 사업을 하게 됐다며 정부의 재활용이니 하는 정책과 우리와는 상관없다"고 토로했다.
물론 "일반 소비자들중 저렴한 폰을 사는 경우도 있지만, 한꺼번에 폰을 2~3개 한꺼번에 사려는 경우, 파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중고폰 한 개당 마진은 2~3만원 선'이라고 밝혔다.
고양시 한 쇼핑거리내 있는 중고폰 가게를 업자는 "소비자가 산 폰이 마음이 안들어 파는 경우도 있는데 우린 무조건 매입한다. 좋은 폰은 사서 되팔면 하루 인건비는 빠지지만, 상태가 안좋아도 해외 업자에게 넘긴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중고폰 분실도 많고, 약정전에 신폰이 나오면 바꾸는 청소년들이 많아져 우리에겐 호재"라고 "요즘 잘 팔리는 B폰은 갤럭시 시리즈, 아이폰 5S 등에 대세로, 폰 상태에 따라 35만원에서 50만원선으로, 현금으로 사면 5% 할인해준다"고 말했다. 이렇게 세금이 새어나간다.
SK, KT, LG 유플러스 통신사들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급률이 매년 늘어나고 , 교체주기도 점점 빨리자고 있는데 평균 16∼18개월로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등포구 중고폰 업소 대표는 "요즘 아랍, 동남아, 중앙아시아 사람들도 직접 찾아아 한꺼번에 수십여대를 사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액정이 깨진것이나 제품 상태와 상관없이 다 사는데 해외로 나간 폰중에 상당한 숫자가 북한에도 흘러 들어간다고 귀띔했다"고 전했다.
전국 스마트폰 판매·대리점을 돌며 B폰을 산 뒤 해외로 빠져 나간 중고폰은 모든 현금으로만 거래되고 수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런 현상은 세관으로부터 수출을 허가한 증서을 받을 때, 분실 도난폰이 아니라는 것만 확인하면 무사통과되기 때문이다.
국내 휴대폰 시장의 양극화가 확연하게 갈라지고 있다.
국내 중고폰 거래 오픈마켓 체인망을 둔 에코폰(ECOFON) 김종윤 대표는 "저희 회사명처럼 중고폰 활성화는 곧 친환경적인재활용을 높이고 자원을 아끼는 개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며 "중고폰 하나 매입하면 많아야 2만원 선 마진뿐이지만 앞으로 단통법 효과를 이어가 중고폰 시장은 갈수록 수요와 공급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고폰 시장 정착을 위한 보다 체계적인 정부의 지원(세제혜택 등)과 소비자들이 지나치게 약정전에 신폰만 고집하는 것을 벗어나야 국내 재활용 정책도 효과를 볼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고폰 회수의 자원화 목적으로 도시광산 자원확보차원의 국민캠페인을 펴온 환경부,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중고폰 회수시장에 좀더 치밀한 정책이 뒷받침될 수 있는 전수조사 실태가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전자폐기물 회수 시장이 활기에 차 있다. 중국의 휴대폰 사용자는 약 15억 3000여명, 매년 발생하는 폐기 휴대폰은 대략 4억 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현재 중국 폐기 휴대폰의 회수율은 1%도 되지 않는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노트북, TV 등 각종 가전제품의 회수율도 매우 낮은 편으로, 전자폐기물의 처리가 중국 환경산업의 시급하다.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가 되면서 틈새시장에 등장한 중국 후이거우닷컴(回購網)이 주목받고 있다. 골치거리중 하나인 전자제품 폐기물 회수에 인식이 매우 낮은 중국 소비자들의 환경 의식 전환시키는 효과도 얻고 있다.
창업자 저우쉬 대표는 "기존 휴대폰 회수시장의 문제점을 중국 소비자의 환경의식 부족과 비효율적인 회수체계에 따른 불편함과 소비자들의 게으름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개선 온오프라인을 이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시스템은 간단하다. Cobra 온라인 가치평가시스템을 개발해 후이거우닷컴 홈페이지에 모델별 중고가를 공시해놓고, 소비자가 직접 휴대폰을 회수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전문가포럼(CSF)에 따르면 후이거우닷컴의 성공 이후, 중고폰 회수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아이후이서우(爱回收), 러후이서우(乐回收) 등 다양한 전자폐기물 온라인 회수기업이 잇달아 창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이거우닷컴 모델을 모방한 아이후이서우는 최근 삼성과 제휴해 삼성 갤럭시 노트5 사용자에게 '삼성 환경보호 보조금'을 시행하고, 중국 대형 온라인쇼핑몰 징둥(京東)과 협력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업체는 소비자들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8일 환불제, 30일 무료 품질보장서비스, 무료 택배 서비스를 제공해 상당한 효과를 얻고 있다. 후이거우닷컴은 설립 5년만에 중국 휴대폰 회수시장 점유율 64%을 달성하는 성공을 거뒀다. 2014년 기준 매출액은 9000만 위안을 돌파해 거의 1억 위안에 근접했고, 전년도 대비 120%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녹색창업의 성공사례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기 위해 중고폰의 A/S를 위해 중고 판매상 다수와 협력관계를 맺고, 폐기한 기계는 환경보호 기술을 지닌 전문기업에게 맡겨 분해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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